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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lo Exhibition /
한강 Han River

아터테인 기획초대 ARTERTAIN
이창훈 특별전
2022_1129 – 2022_1220

시. 공간의 위치 이동

시간은, 그것을 해석하고자 하는 의지에 따라 무한 반복되는 원의 형태이거나 처음과 끝이 있는 직선의 형태로 나타난다. 시간을 무한히 반복되는 것으로 보고자 하는 의지는 현생과 내생의 의미를 같은 선상에 두고 시간의 개념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고 처음과 끝이 있는 것으로 보고자 하는 의지는 우리의 생명이 현재가 끝나고 전혀 다른 스테이지로 이동한다는 근거를 바탕으로 시간의 개념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것을 바탕으로 언제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은 제한적이지만 그것을 파악하고자 하는 사고의 방향과 의지에 따라 영원할 수도 있다는 믿음이, 곧 매일의 삶을 견딜 수 있는 에너지이기도 하다.
모든 문명은 큰 강을 중심으로 번성했다. 황하강, 인더스강, 라인강 그리고 아마존강과 같이. 우리에겐 나라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 한강이 있었다. 한강을 차지한 부족국가가 한반도를 다스리는 맹주가 될 수 있었던 역사와 함께 한강은 한반도를 통치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지리적, 정서적 위치 그 자체였다. 그리고 그 한강에는 수 없이 많은 역사와 함께 지금 여기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이 담겨 있다.

한강_C-print_180x275 cm_2022
Han River_C-print_180x275 cm_2022

이창훈 작가의 한강은 물질적 치환을 통해 시. 공간을 느낄 수 있는 인간의 일반적인 감각 영역에 대해 묻고 있다. 그 수많은 사연을 담고 바다로 흐르고 있는 한강을 순간적이지만 얼음으로 고체화 시켜버림으로써 한강에 담겨있던 우리의 기억과 일상의 시간들이 순간 멈췄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그 순간만큼은 단순히 실제적인 시. 공간을 느끼는 감각을 벗어나 삶의 기억들이 저장되고 기록될 수 있음을 꿈꿀 수 있었다. 주어진 생명만큼, 삶의 지난한 흐름만큼 한강은 수 천년 동안 그 흐름을 멈춘 적이 없었다. 이창훈이 한줌의 한강을 전혀 다른 공간으로 가져다 놓은 것은 지난했던 우리 삶은 유구하게 흘러 온 한강에 비해 한줌도 안 된다는 것. 그 의미를 확인하고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작가는 한 줌 한강에 담긴 그 엄청난 시간들을 산의 형태로 얼렸다. 시간을 공간으로 시각화 시켰다. 물론, 산 역시 수없이 많은 시간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나갈 수 있는 공간이었음을 감안한다면, 그 역시 시간에 대해 민감할 수 있다. 산과 강은 서로 존재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흐르는 강물과 우뚝 서 있는 산을 바라봤을 때, 받아들여지는 감정은 상당히 다르다. 강은 덧없이 흐르는 우리 삶의 시간을, 산은 몸 뉘일 곳 없는 삶의 허한 공간에 대한 상징들을 담고 있다.
산처럼 얼린 한강.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한강이 고체화 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얼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산의 모양으로 얼려진 한강은 그 동안 우리가 감정이입을 해왔던 대상들이 사실, 우리의 주관적인 감정을 지극히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늘 주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로써 반복되는 우리 삶에도 어느 순간 스스로 숭고했었던 기억도, 경험도 있었다는 것을 떠오를 수 있게 하는 단서들이 늘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 하지만 한줌의 한강이 거대한 산으로 얼려지게 되면서 그 단서들을 찾지 못했다거나 찾을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깨닫는다.

임대식 (아터테인 디렉터)


■ Exhibition /
제1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
Gangneung International Art Festival (GIAF22)
강/릉/연/구 江陵連口 Tale of a City

2022_1104 – 2022_1204
장소 / 강릉 서부 시장_고래 책방_대추무 파인 아트_노암 터널_크리에이티브 1230
주최 주관 / 파마리서치문화재단
감독 / 박소희
큐레이터 / 임슬기_정재연_조수혜
해외협력 큐레이터 / 죠엔킴
어시스턴트 큐레이트 / 조혜수

국동완_루시아캠커스_박가연_박경종_송밍앙_박연후_배철_수임_이소요_이창훈_정순호_조혜진_하라다유키_홍승혜_홍이현숙

2022_1104 – 2022_1204
Site / Seobu Market_GoRE Bookstore_Daechumoo Fine Art_Noam Tunnel and Creative 1230 (Gangneung City, Gangwon province, Korea)
Organized by / Pharmaresearch Cultural Foundation
Director / Sohee Park

Dongwan Kook_Lucia Kempkes_Bahc Gayeon_Shawn Park_Bak Yeon hu_Bae Cheol_Song-Ming Ang_SOO YIM_Soyo Lee_Lee, Changhoon_Soonho Jeong_Hyejin Jo_Yuki Harada_Hong Seung-Hye_Hong Lee, Hyun-Sook

강릉의 역사와 삶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구성한 제1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은 <강/릉/연/구 江陵連口 Tale of a City>를 선보입니다.
이는 ‘연결 연(連)’과 ‘입 구(口)’의 한자를 조합한 제목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 연속된 문처럼 이어지는 강릉의 공간과 풍경, 토착민과 이주민 그리고 앞으로 이주하고자 하는 사람들, 시간을 잇는 서사,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와 전문가의 연결을 의미합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채로운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예술과 사람을 이어주는 통로로서의 축제를 만들고자 하는 GIAF의 목표와 지향점이 전시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탑: 강릉 #01 #02 #03 #04 #05_남대천 물, 그릇, 나무, 목재, 도마, 문어, 냉동고, 공기 포집기, 물, 용기(容器), 몰드_가변크기_2022
Tower: Gangneung #01 #02 #03 #04 #05_water of the namdaecheon, bowl, tree, wood, chopping board, octopus, freezer, air condenser, water, mold_variable size_2022

Built upon the stories of history and life of Gangneung, the Gangneung International Art Festival will unveil the first <강/릉/연/구 江陵連口 Tale of a City>.
This title combines the Chinese characters 連(yeon, to connect) and 口(gu, mouth) and represents the stories that spread through word-of-mouth; the spaces and sceneries of Gangneung connected like continuous doors; natives, settlers, and people who will settle in the future; narratives that connect time; and the continuation of artists and experts of a wide range of genres. The goals and aims of GIAF to become a festival that respects individual diversity, have people with various experiences gather and exchange ideas, and serve as a channel that connects art and people are completely imbued in the exhibition.

이창훈은 도시 공간과 변화에 주목하고 우리의 삶이 발생되는 지점을 탐구한다. 비, 바람, 안개 등의 자연현상과 나무, 돌 등 자연 사물의 만남에서 생성되는 현상에 대한 연구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남대천의 강물을 냉동고로 옮겨 고체로 변형한다. 정제된 맑은 물이 아닌, 다양한 이물질이 함유된 이 강물에는 강릉의 삶과 시간이 축적되어 있다. 남대천이 품는 모든 시공간을 통해 우리 삶을 느끼는 것이 작품의 의도이다.

Lee, Changhoon focuses on urban spaces and changes and explores the points where human lives are generated. He is also continuing his research on natural phenomena such as rain, wind and fog, as well as phenomena generated through the meeting of natural objects such as trees and stones. In this exhibition, he transported water from Namdaecheon Stream to a freezer and transformed it into a solid. This water, which is not purified but also contains a wide range of foreign particles, contains the life and time of Gangneung. His goal is to make us feel our life through all of time and space that comprises Namdaecheon stream.

전시관경
제1회 강릉국제아트페스티벌_2022_(대추무파인아트, 강릉)
installation view
Gangneung International Art Festival_2022_(Daechumoo Fine Art, Gangn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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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2022 여수국제미술제 YIAF
푸른 구슬의 여정 Trace of the Blue Marble

2022_0902 – 2022_1003
장소 / 여수엑스포 D전시홀
전시감독 / 박순영

고석원_권순관_권진용_김결수_김두진_김선태_노상호_노순택_도로시엠윤_로랑 그라소_류윤숙_리아 리잘디_박건웅_박동화_박병래_박종석_박홍순_백정기_백한승_뱅크 앤 라우_성유삼_송동_안정주_안톤 비도클_양 푸둥_옥정호_와엘 샤키_유승호_이세현_이창훈_전소정_정재호_진기종_최병수_최성록_파레틴 오렌리_한성필_허수영_허태원_호 추 니엔_황우철
특별초청작가 / 이승택
특별소개 / 올라퍼 엘리아슨 프로젝트-리틀썬, 어스 스피커

2022_0902 – 2022_1003
Exhibition Venue / Yeosu Expo D Exhibition Hall
Art Director / Park, Soonyoung

Ko Sukwon_Kwon Sunkwan_Kwon Jinyong_Kim Kyulsoo_Kim Dujin_Kim Suntei_Noh Sangho_Noh Suntag_Dorothy M Yoon_Laurent Grasso_Ryu Yoonsuk_Riar Rizaldi_Park Kunwoong_Park Donghwa_Park Byounglae_Park Chongsuk_Park Hongsoon_Beak Jungki_Hanseung Baik_Bank&Rau_Sung Yusam_Song Dong_Jungju An_Anton Vidokle_Yang Fudong_Oak Jungho_Wael Shawky_Yoo Seungho_Lee Seahyun_Lee Changhoon_Sojung Jun_Jung Jaeho_Kijong Zin_Choi Byungsoo_Choi Sungrok_Fahrettin Orenli_Han Sungpil_Heo Suyoung_Heo Taewon_Ho Tzu Nyen_Hwang Ouchul
Special Artist / Lee Seungteak
Special Introduction / Olafur Eliasson Project-Little Sun, Earth Speakr

2022 여수국제미술제 본전시의 주제인 <푸른 구슬의 여정>은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인류세(人類世)’로서 지구에 대한 이야기이며, 하나의 지구로서 개인과 세상에 대한 기록이다. 심각한 환경문제에 직면하게 된 지금, 우리는 개인의 삶과 공동체로서의 사회, 그리고 생태로서의 자연 모두가 서로 닮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세대와 이념, 그리고 인류와 자연의 반목과 갈등이 아닌 포용과 공존을 지향하면서 지금 우리가 당면한 현재의 삶과 자연이 그 자체로서 의미를 유지할 수 있고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푸른 구슬’ 은 지금으로부터 오십년 전 아폴로17호에서 승무원이 태양을 등지고 촬영한 지구에 붙인 이름으로, 70년대 환경주의 운동의 상징이 된 별칭이기도 하다. 본 전시는 지구의 은유를 사용하여 환경에 대한 고민과 태도 전환의 문제를 예술가의 시선과 태도, 그리고 그 표현들을 통해 제시하고자 한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_냉동고, 얼음, 목재 좌대, 수반_가변크기_2022
Time doesn’t flow_freezer, ice, wooden stand, suiban_variable size_2022

이창훈 작가는 시간과 공간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하여 탐구한다. 전시 작품인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는 세 개의 냉동고 안에 얼려진 얼음이 보관되어 있는 작품이다. 작가가 여수의 물로 만든 얼음 수석 작품으로, 자연의 모습을 소유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다. 하지만 자연의 수석 형상을 한 얼음을 아무리 냉동고에 보관하더라도 전시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얼음은 조금씩 녹아 작아지며 결국 언젠가는 사라진다.

Through his works, Lee, Changhoon explores time and space and the seen and unseen. His piece for the exhibition Time Doesn’t Flow consists of frozen ice stored in three freezers. His other work from 2020, Tail, which is said to be the origin of this artwork, involved an air collector that worked like a dehumidifier installed to collect the moisture in the exhibition space. The collected liquid was then frozen in the shape of mountains and landscapes and preserved in a freezer. These ice ornaments are a visual representation of the invisible moisture in the air. Also, the time taken to freeze the liquid is also fixed within the solid form of the ice. The artist’s process of visualizing the invisible moisture and time through ice signifies his efforts to capture the fleeting, invisible tail of time and space. Time Doesn’t Flow consists of mountain shaped ice made from the water in Yeosu, reflecting the human desire to control nature. However, no matter how long the ice in its natural form is preserved in the freezers, it will eventually melt little by little over the course of the exhibition and disapp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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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마이너스 Minus

2022_0805 – 2022_0925
장소 / 윤선갤러리 yoonsungallery
기획 / 이진명

이창훈_한지석_박인성

시간과 대등하게 맞설 사람이 존재할까? 영원한 시간 속에서 찰나적인 존재로 태어나면서 인간의 불행은 시작됐다. 인간의 영원한 굴레이자 고뇌의 눈물인 ‘시간’을 극복하려는 노력들이 다방면에서 진행됐지만, “목적을 달성했다”는 기쁜 소식은 아직은 요원하다. 작가 이창훈의 예술적인 담론은 인간의 영원한 탐구 대상인 시간을 전제로 한다. “인간이 가진 유한성 때문에 늘 시간에 쫓기고 언젠가는 끝나야 한다”는 이야기로부터 그의 예술은 출발한다.

한지석, 이창훈, 박인성 3인이 꾸리는 윤선갤러리(아트플렉스) 기획전인 ‘마이너스(Minus)’전에 소개되는 그의 작품들에 시간을 인식하는 태도가 녹아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전시에 최초로 소개되는 사진작품 ‘한강’이다. 수석(壽石) 형상으로 주형틀을 만든 후에 채취해 온 한강물을 부어 얼리고, 틀에서 분리하여 촬영한 작품이다. 물이 융해되는 찰나를 찍은 사진이다.

1 프레임: 삶과 죽음, 인생은 아름다워, 스틸 라이프, 삶의 의미, 아버지의 인생, 나의 장미빛 인생, 희몽인생, 인생, 오하루의 일생_9 채널 비디오_1 프레임 반복재생_2013
1 Frame: Life and Death, Life Is Beautiful, Still Life, The Meaning of Life, Life with Father, My Life in Pink, The Puppetmaster, Life, The Life of Oharu_9 channel video_1 frame loop_2013

또 다른 전시작인 ‘원프레임(1Frame)’은 20여년 전부터 한국미술계의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원작은 1장의 이미지를 하나의 화면에, 즉 9개의 화면을 설치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에선 9장의 이미지를 한 화면에서 상영하는 버전으로 설치했다. 각각의 이미지는 특정 영화의 모든 프레임을 합해 하나의 프레임으로 환원한 것이다. 예를들면 1시간 30분 분량의 영화가 하나의 이미지 속에 압축하는 식이다. 소리와 형상은 사라지고 하나의 추상적인 상(像)으로만 남게된다.

설치작 ‘탑’에도 시간의 순환은 아로새겨져 있다. 제습기와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공기포집기를 공간에 매달고, 공간을 채운 비시각적 감각들은 이 장치를 통해 포집, 그 아래 놓인 그릇들에 액화되어 모이고 공간에 흐르는 시간의 순환을 가시화한 작품이다. 이때 그릇에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는 공간을 채우며 의미를 부각한다. 그리고 작업에 사용되는 사용감 있는 그릇과 기계 장치들의 소음은 작업적 주제를 관념적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현실과 이어지게 만든다. 그릇 속의 액체는 냉동고로 옮겨져 고체로 열려지도록 하는데 이번 전시에 이 과정은 제외됐다. “탑은 인간의 욕망을, 시간이 지나면서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은 욕망 또한 찰나에 지나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한강_C-print_180x275 cm_2022
Han River_C-print_180x275 cm_2022

그의 이야기는 ‘시간’에서 끝나지 않는다. 더 먼 곳, 그의 의식이 향하는 궁극의 대상은 다름아닌 ‘인간’이다. 비가시적인 시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그가 즐겨 사용하는 미술적 도구들은 인간의 흔적을 머금은 것들이다. 작가가 직접 캐스팅한 공간이나 채집해 사용되는 도구들인데, 인간 삶의 역사가 중첩되어 있다는 공통분모로 엮여있다. 한강물에는 한강을 끼고 세대를 이어가며 살아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각기 다른 세 장소에서 포집한 물에는 ‘삶’의 실체가 녹아있다. 작업에 활용된 영화들의 주제 역시 ‘인간’이다.

“어떤 공간 속에 존재하는 비가시적이고 관념적인 시간성을 가시화하기 위해 삶의 역사를 모으고, 수집했어요. 시간성 속에 흡수되어 있는 숨어있는 인간의 삶,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나 의미들을 드러내고자 한 것이죠.”

2014년에 태운 2015년_730 pages_20.8×14.8 cm_2016_(책제작-닻 프레스)
2015 Burnt in 2014_730 pages_20.8×14.8 cm_2016_(bookmaker-Datz Press)

그가 인식하는 인간은 ‘욕망지향적’이며 ‘허무적’이다. 그는 수석이나 공기 포집 작업으로 자연을 소유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무역의 통로였던 한강물로 물질에 대한 욕망을 형상화했다. 영화 역시 금전이나 사랑 또는 출세욕을 줄거리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원히 살고 싶다는 욕망도, 현실적인 안락을 위한 다양한 욕망도 결국 허무주의로 끝이 난다. 얼려진 물은 녹아내리기 마련이고, 끝간데없는 인간의 욕망도 더 큰 욕망이나 죽음 앞에 사그라든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시간 앞에서 허무하지 않을 인간은 없는 것 같아요.”

무의미하게 지나치는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세상의 변화는 시작된다. 고착화된 관념이나 의미없이 흘러가는 일상에 파열음을 내는 것으로부터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의 작업 방식 또한 이런 규칙에 부합한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이나 자연현상을 자신만의 독특한 어법으로 시·공간을 결합해낸다.

예측 가능한 불확실_작가가 사용했던 테이블_167x87x1.8cm_2015
Predictable Uncertainties_a table that the artist once used_167x87x1.8cm_2015

그는 자신이 낸 파열음이 연쇄적으로 작용하여 관람객의 마음에도 균열을 낸다면 “작가로서 임무 완수”라는 생각으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간이라는 3개의 재료를 버무리며 그만의 조형언어로 창작한다.

가장 먼저 자기반성으로부터 작업이 출발한다. 자신의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이 품고 있는 다양한 의미의 층위를 어떻게 읽어낼 수 있을까”라는 반성적인 질문을 통해 물리적인 공간에 인문학적 소스들을 버무린다.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느낌과 정취 같은 비물질적인 것을 모두 포함하여 경험하며 더 넓고 깊은 세계로의 여행으로 인도한다.

‘시간’을 작업의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종착지는 ‘시간’ 너머의 인간을 바라본다. 시간은 매개일 뿐 속내는 “더 삶다운 삶에 대한 염원하는 것”에 있다. 그가 시·공간을 예민한 조형성으로 구축한 작품들이 관람객들에게 다가갔을 때 “그들이 존재의 근원을 스스로 자각하며 말초적인 욕망이나 허무주의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열망을 불태우기”를 희망한다. 전시는 9월 25일까지.

황인옥 (대구신문 기자)

전시관경
마이너스_2022_(윤선갤러리, 대구)
installation view
Minus_2022_(yoonsungallery, Dae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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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강원작가트리엔날레 2022 Gangwon Artists Triennale 2022
사공보다 많은 산 Hundreds of Boats, Thousands of Mountains

평창 진부면 일대 in Pyeongchang
2022_0929 – 2022_1107
예술감독 / 차재
수석 큐레이터 / 최선
큐레이터 / 김아영_장민현
주최 주관 / 강원도_평창군_강원문화재단_평창문화도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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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hibition /
10의 n승 Ten to the N

쌀롱 아터테인 Salon Artertain
2022_1010 –

늦은 봄 #01#02#03#04#05_2022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각 10×10 cm
Late Spring #01#02#03#04#05_2022_archival pigment print_10x10 cm each


■ Exhibition /
주한외국공관협력전 Exhibition in Collaboration with the Diplomatic Commuinity
구름의 가장자리 SILVER LINING

엑스포아트갤러리 EXPO Art Gallery
2022_1020 – 2022_0129
협력 / 주한체코대사관_체코문화원_주한페루대사관

페르난도 데 시슬로 Fernando de Szyszlo, 다비드 테신스키 David Tesinsky, 김상현 Sanghyeon Kim, 박성태 Seongtae Park, 이창훈 Changhoon Lee, 찰리 Charlie

‘평화와 인권’이라는 주제를 구심축으로 주한체코대사관, 주한페루대사관, 그리고 공동체 기반의 작업을 해온 국내작가 4인이 한 자리에 모였다.

주한체코대사관은 2015년 제70차 유엔총회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다비드 톄신스키(David Těšínský)의 사진작품을 통해 시각화하여 미래세대를 위한 전지구적 노력에 호소한다. 톄신스키는 열린 눈으로 고정관념 없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하위문화 등을 사회적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표현하는 독립사진작가이다. 특히 그가 이번 전시 출품작 24점을 여수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여수시 소장품의 스펙트럼이 국제적으로 확장하는 여정의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미완의 프로젝트 – 두물머리_HD_00:07:57_2017
Unfinished Project – Dumulmeori_HD_00:07:57_2017

주한페루대사관은 다가오는 2030년 대한민국-페루 수교 60주년 기념하기 위한 일련의 행사들 가운데 하나로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페루대사관은 페루 근현대미술을 대표할 뿐만 아니라 20세기 중반 이래 라틴아메리카 미술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거장 페르난도 데 시슬로(Fernando de Szyszlo)의 작품 22점을 출품했다. 시슬로는 그의 추상작업에 스페인 정복 이전 시대의 문화적 모티브와 저항의 역사를 접목시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과거로 회귀하여 식민주의의 아픔을 달래고 토착문화의 정체성을 발굴하는 그의 작품은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되새기고 있다.

이들 해외작가들의 주제의식에 국내작가 김상현, 박성태, 찰리, 그리고 이창훈이 동참했다. 여순항쟁과 관련하여 오랫동안 아카이브 자료들을 수집하고 시각예술을 통해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온 갤러리노마드 대표 김상현은 여순항쟁의 명칭에 대해 자유로운 논의의 장을 제안한다. 국내 첫 한센인 정착촌인 도성마을의 환경개선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최근에는 문화운동을 이끌며 거주민들과 공생을 꾀하는 에그갤러리 박성태 관장은 사진 작업을 통해 도성마을의 열악한 환경을 알리고 있다. 한편, 버려진 것들을 재활용하여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탐구해 온 찰리 작가는 수명이 다한 유조선 구명보트나 고철 등을 이용하여 특유의 조형감각으로 생명의 의미를 고찰하고 있다. 한편, 개념미술 작업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온 이창훈 작가는 ‘붉은 깃발’이라는 사물을 통해 이 특정 색깔의 깃발이 환기시키는 우리 안에 숨겨진 이념과 인식에 물음을 던진다.

전시관경
구름의 가장자리_2022_(엑스포 한국관, 여수)
installation view
SILVER LINING_2022_(EXPO Kore Pavillon, Yeosu)


■ Exhibition /
행궁유람 행행행 Haenggung-dong: A Village Alive with Art

수원시립미술관 Suwon Museum of Art
2022_0426 – 2022_0626

강성원, 강제욱, 강진숙, 고인재, 금정수, 김경란, 김래환, 김상미, 김성래, 김성배, 김수직, 김수철, 김순임, 김준호, 김현주, 김희곤, 나오미, 남부희, 박김형준, 박신혜, 박용운, 박은신, 박지현, 박형주, 박혜원, 서승원, 송태화, 신봉철, 신승녀, 안성석, 안예환, 안재홍, 양쿠라, 양태근, 오택관, 우무길, 유거상, 유지숙, 이부강, 이수연, 이윤숙, 이지송, 이창훈, 이혜경, 인세인박, 장용선, 정세학, 정연종, 정재영, 조성훈, 조승규, 조은하, 조정은, 조태호, 차기율, 초이, 최경락, 최기석, 최명수, 최미아, 최세경, 최은철, 최혜정, 김보라·현지윤, 홍근영, 홍채원, 황은화

수원시립미술관은 미술관이 위치한 행궁동 일대의 자생적 문화예술 활동을 조명하는 2022년 상반기 수원미술전 《행궁유람 행행행》 을 개최한다. 행궁동 문화 생명력의 구심점은 주민과 예술인의 자발적인 예술활동이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침체되었던 행궁동 일대는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 지역 마을만들기 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수원 화성(華城)에 둘러싸여 성안(城內)마을로도 불린 행궁동 일대는 1997년 화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각종 건축 규제 등의 제약으로 실제 거주하는 주민이 불편을 겪기에 이른다. 신도시 개발과 맞물려 주민 다수가 이주하고 과거 부촌으로 손꼽혔던 행궁동 일대는 낡고 오래된 것만이 남겨진 곳이 되었으나, 주민이자 예술가였던 이들은 행궁동의 가치와 가능성에 주목하며 마을에 남았다. 이들은 예술, 특히 미술이라는 매체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였으며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예술 창작을 위한 레지던시를 운영하며 곳곳의 예술가를 행궁동으로 불러 모았다. 예술가들은 행궁동을 주제로 혹은 창작의 터전으로 삼아 작품을 제작, 전시하고 퍼포먼스와 공연을 개최해 365일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새로운 행궁동으로 거듭나게 하는 주역이 되었으며, 시(市)는 지원과 협력을 더했다. 특히, 과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이곳에 각종 상점과 카페, 공방 등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세대가 발 다투어 찾는 명소로 손꼽히는 요즘이기도 하다.

독수공방 獨水空房_설치; 작가의 작업실, 물, 보트_1150X830X350 cm_2009
(사진; fine art print_110X165 cm)
Alone Water Empty Room_installation; studio of artist, water, boat_1150X830X350 cm_2009
(photo; fine art print_110X165 cm)

《행궁유람 행행행》은 행궁동 일대에서 이루어진 다양한 전시와 레지던시, 벽화마을 프로젝트, 문화예술제 등에 참여한 70여 명(팀)의 작품을 선보이는 1부 행궁(行宮)하다 와 주민과 예술가 간의 관계와 축적된 시간을 보여주는 아카이브 공간 2부 행인(幸人)들 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전시실에서 선보인다. 3부 유람행(行) 은 미술관 밖으로 나가 상점과 카페, 공방을 비롯하여 행궁동 벽화마을과 생태교통마을 일대를 직접 방문하며 즐기는 것으로 구성된다.

행(幸)복한 행(行)궁동을 행(行)한다의 약어로 고안한 《행궁유람 행행행》을 기억하며 관람객에게 행궁동 주민과 예술가의 활동상을 향해 떠나는 예술유람(遊覽)을 제안한다. 나아가 수원 고유의 문화 콘텐츠 토양이자 삶과 예술이 함께 살아 숨 쉬는 마을인 행궁동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