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ther Landscape - Heterotopia

Another Landscape – Heterotopia

또 다른 풍경 – 헤테로토피아_해수(海水)_2700x2700x30 cm_2014_소마미술관 인공연못, 서울
(사진; c-print_각 100×57 cm)
Another Landscape – Heterotopia _seawater_2700x2700x30 cm_2014_an artificial pond at SOMA, Seoul
(photo; c-print_100x57 cm each)

나는 작업에서 소마미술관의 인공연못 물을 해수(海水)로 바꾸어 채우는 작업을 하였다.
해수는 원래에 있어야 할 곳에서는 생명의 원천이라는 근원적 요소로서 의미를 가진다. 그러나 단지 그곳에서 옮기어져 새로운 이곳 장소에서는 또 다른 의미로서 작용한다. 생명을 파괴하는 그 자체로서 의미적 성질을 변화시켜 독이 되는 것이다.
즉 그 고유의 물성에는 변화가 없으나 단지 그것이 놓여지는 장소의 변화를 통해 그 물질 자체와 나아가 그 장소성 마저 감추었던 이중적 의미를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인공연못은 이젠 매우 친숙한 풍경이지만 또 한 매우 낯선 풍경으로서 우리에게 보여 진다.
주변 직장인들의 여가시간의 해바라기 장소로서,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자 찾아오는 주말 나들이객들에겐 잠시 현실을 잊고 유토피아를 상상해 볼 수 있는 장소로서 이곳은 매우 친근한 장소였다.
그러나 유토피아라는 장소는 현실에 반하는 이상형으로서 현존하지 않는 상상의 장소에 지나지 않음의 정의는 우리로 하여금 불안한 현실을 이곳에서 또 다른 심안(心眼)의 풍경으로서 목도하게 된다.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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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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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ork on replacing water of a manmade pond in the SOMA with seawater. Seawater has meaning as the source of life and an elemental factor in the place where it should be. But, the seawater works as another meaning in the new place it is moved to. That is, it turns to a deadly poison annihilating life forms at the new place with its significance changed. Although its intrinsic physical property has no change, when the place, when the place it is placed changes, this matter unveils a dual meaning per se.

The artificial pond now appears very familiar and simultaneously very unfamiliar to us. This is a really intimate place where office workers around the museum may take a break and weekenders can leave reality behind and imagine a utopia. However, the utopia is an ideal, imaginary inexistent place antithetic to reality. With this definition we witness an instable reality here as another landscape with our mind’s eye.

또 다른 풍경 – 헤테로토피아_HD_00:07:13_2014
Another Landscape – Heterotopia_HD_00:07:13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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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크기의 작품인 이창훈의 <또 다른 풍경-헤테로토피아>이다. 소마미술관 외부에 있는 인공 연못, 작가는 이 넓은 장소를 차지하던 물질의 위치 바꾸기를 시도하였다. 한강의 담수가 가득 채우던 인공 연못은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에서 퍼다 나른 해수로 대치되었다. 이창훈은 인공 연못의 물을 바닷물로 교체하는 과정을 보여 주는 일종의 제작과정 영상을 1층에서 상영하며, 이 과정의 결과물이 건축물 외부에 있다. 이창훈의 소위 ‘결과물’인 인공 연못의 형태와 위치는 전혀 바뀌지 않았으며, ‘물’이라는 물질의 계통적 분류 역시 변하지 않았다. 오직 물이라는 물질이 존재하던 곳의 위치와, 그 물질을 이루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성분만이 바뀌었을 뿐이다. ‘해부용 테이블 위의 우산과 재봉틀의 만남’이라는 로트레아몽(Comte de Lautréamont, 1846-1870)의 시구처럼 이창훈의 작품은 초현실적인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을 보여 준다. 손성진 큐레이터는 최소한의 작품으로 전시실을 보여 주며, 건축 공간을 배경으로 여백을 부각시킨다는 기획 의도를 밝힌다. 이창훈의 작품이 보여 주는 미술 작품의 시각성과 데페이즈망의 문제는 ‘전시(exhibition)는 미술 작품을 보여 주는 공간(exhibition은 라틴어의 exhibeō(to show, to display)를 어원으로 한다)’이라는 개념을 치환하고자 하는 전시 기획과 맞닿아 있다. 미술관 밖에 있는 인공 호수를 실제로 보고, 전시 도록에 실린 전-후 비교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창훈의 작품을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도구로는 1) 염도의 증가로 인한 어는점의 변화와, 2) 수질의 변화로 인한 플랑크톤 종의 변화라는 비-시각적인(혹은 비-가시적인) 인식만이 남아 있다. 물론 물의 맛도 다르다.

박준수_미술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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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광경
또 다른 풍경 – 헤테로토피아_2014_(소마미술관, 서울)
installation view
Another Landscape – Heterotopia_2014_(Seoul Olympic Museum of Art,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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